이사2 이사 2004년 6월부터 살던 신안동 국제아파트를 떠난다. 15년 살았다. 법원과 검찰청 새로 짓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주변 집들이 새집으로 바뀌는 것도 보았다. 동네는 조용했다. 차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랫집 윗집 개 짖는 소리는 여름밤을 깨웠다. 바로 위층은 하도 심하게 부부싸움을 하.. 2019. 3. 26. 그 석류나무 잎사귀는 몇 장이었을까 옥봉동 산비탈에 오도카니 앉은 우리 집엔 햇볕이 잘 들었다. 마당가 담벼락에 지름 1.5m 남짓 타원형 화단이 하나 붙어 있었다. 화단이라고 할 것도 없다. 거기엔 20년쯤 되었을 석류나무 한 그루가 버티고 서 있고, 가장자리에 상사화 같은 숙근초가 더러 자라는 정도였으니. 석류나무는 큰 그늘도 되어주지 못했고 석류를 우리에게 잘 제공해주지도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석류가 제법 열리긴 했지만 그다지 볼품이 없었다. 버릴 것 버리고 남은 것으로 술 됫병 정도 담글 만했다 할까. 석류는 아버지에게 많은 일거리를 주었다. 봄에 잎이 나기 시작할 때부터 초겨울 가랑잎이 다 떨어져 없어질 때까지 하루도 방치할 수 없었다. 봄에 잎이 나면 비리가 달라붙어 약을 쳐야 했다. 맑은 날 농약을 사와서 물과 적당히 섞은.. 2015. 1.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