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3 알코올성 치매일까 금요일 저녁은 조금 바빴다. 학과 동문회에 가서 마주앉은 선배들 웃음 안주 삼아 좀 마셨다. 소주 한 병은 더 마셨지 싶다. 그러고서 말티고개를 넘어 초전동에 있는 고깃집으로 갔다. 동네 아는 동생 생일잔치가 열린다기에 꼭 가겠다고 다짐하던 터였다.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고개를 .. 2015. 11. 21. 은행잎 신안동 어느 빵집 근처 건널목 앞에 서 있었다. 저녁 7시가 되기 전이었다. 나는 신호등 색깔이 바뀌면 건널목을 건널 것이었다. 자동차는 전조등을 비추며 쌩쌩 달렸다. 버스도 지나가고 자가용도 지나가고 택시도 내달렸다. 가로등 불빛과 근처 가게 네온사인이 자동차 불빛과 뒤엉겨 휘.. 2014. 11. 24. 가을 떠나고 싶다. 그냥 정처 없이 떠나고 싶다. 바닷가로든, 산 속으로든. 발길 닿는 데로 마음 가는 데로 무작정 떠나고 싶다. 가다가 길가에 피어 있는 가을 꽃 있으면 눈에도 담고 마음에도 담고, 또 가다가 철 지난 고구마 밭이라도 있으면 한 뿌리 쑥 빼어 베어 먹어도 보고, 또 가다가 바닥.. 2014. 9.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