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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석류나무 잎사귀는 몇 장이었을까136

앞산 산은 높았다. 영원히 오르지 못할 것만 같았다. 고향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앞산은 고개를 한참 치켜들어야 꼭대기가 가늠될 정도였다. 앞산은 자두나무ㆍ배나무ㆍ감나무를 안고 있었고 자드락길 옆으로 무, 배추가 자라고 있었으며 개울 가까운 곳은 벼논이었다. 혀 놀림이 게으른 어.. 2012. 3. 16.
타잔 ‘국민학교’ 4~5학년이던 1970년대 중반 우리 동네에는 텔레비전 있는 집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내 또래 아이들은 주말 외화 ‘타잔’에 푹 빠졌다. 개울가에서 미역을 감다가도 누구 하나 시계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귀신같이 시간에 맞춰 텔레비전 있는 집으로 달려갔다. 주인집 아.. 2012. 3. 16.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겨울이 되면 눈을 보고 싶은가 보다. “우리 동네는 눈이 왜 안 오느냐?” 묻곤 한다.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눈을 많이 보기 때문일 것이다. 눈이 수북이 쌓인 스키장 같은 데를 쉽사리 데려갈 수도 없어 그냥 웃고 만다. 그러고는 “눈이 자주 안 오는 게 다행이다.”.. 2012. 3. 16.
연탄보일러 연말연시 신문, 방송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나눠주는 따뜻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아직도 연탄으로 밥을 해먹는 집이 있는가 싶은 이도 있겠지만, 나는 연탄이라는 말에서 먼저 온기를 느낀다. 자식들 앞날을 위해 1979년 진주로 이사 온 아버지는, 농사일 말고도 조금 할 줄 알던 공.. 2012.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