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 석류나무 잎사귀는 몇 장이었을까136

보물 어릴 때 갖고 놀던 ‘구슬’을 우리는 ‘다마’라고 했다. 다마가 일본말이란 건 한참 뒤 알았다. 아이들은 다마치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종이를 접어 만드는 ‘딱지’는 ‘때기’라고 했다. 때기치기도 어깨가 아프도록 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밥 먹으러 오라고 어머니가 .. 2012. 4. 30.
눈물 3층 건물에 여관과 목욕탕을 운영하던 부잣집 딸이자 체조선수이기도 했던 그녀, 병아리 감별사 남편이 교통사고로 먼저 간 뒤 불편하기 짝이 없는 다리를 이끌고 가축 장사를 하고 있다는 시골장터 할머니 사연을 보면서 울컥했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와 그 아이를 돌보는 일에 재.. 2012. 4. 19.
영어 점심시간, 그는 밥도 먹지 않고 학교 옥상 난간에 기대어 멍하니 서 있었다. 눈은 젖어 있었다. 교실에서는 친구들 떠드는 소리가 창밖으로 퍼져나와 허공을 맴돌고 있었다. 난간을 잡은 그의 손이 조금 떨렸다. 손가락이 아렸다. 점심시간을 앞둔 4교시 영어시간에 그는 손바닥을 스무 대.. 2012. 4. 16.
껍데기 두꺼운 책 여러 권보다 한 편의 영화가 사실을 더 잘 말해줄 수 있다. 베스트셀러는 종종 영화로 만들어진다. 노래 한 곡이 영화 한 편보다 더 감동적인 경우도 많다. ‘나는 가수다’의 청중 평가단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다. 노래 한 곡보다 짧은 시 한 편이 가슴에 더 오래 남고 세상을 더.. 2012. 4. 9.
나는 물이 무섭다. 일본이나 인도에서 일어난 쓰나미를 본 때문이 아니다. ‘해운대’ 같은 영화를 많이 봐서도 아니다. 여름에 누가 래프팅 가자고 하면 나는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빠진다. 해수욕장 간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깊이와 넓이가 정해져 있는 야외 콘크리트 수영장이나 지리.. 2012. 3. 30.
및병 글 쓰는 게 직업인 나는 고민이 있다. 작다면 작지만 크다면 큰 고민이다. 바로 ‘및’ 때문이다. 내 눈에는 이 글자가 도무지 우리 글자로 안 보인다. 읽기도 어렵다. 나는 ‘및’을 되도록 안 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잘 안 된다. 내가 직접 쓰는 글에는 안 쓰면 그만이지만, 다른 사람의 .. 2012.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