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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118-120) 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by 이우기, yiwoogi 2023. 5. 11.

118.

◐ 국토부는 집값 하락을 틈타 가족간 증여성 직거래가 급증할 것을 우려해 오는 4월부터 직거래에 대해서 사실상 전수조사를 할 방침이다. (2022. 01. 24. 14:25 )

 

집값은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이다. 집 가진 사람은 오르는 걸 좋아할 듯한데 그것도 아니란다. 오르더라도 내 집값이 더 올라야 하고 때로는 오르지 말아야 한단다. 집값 정책을 성공한 정부는 없다.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이 기사에서 ‘우려해’는 잘못 쓴 단어 같다. 우려는 ‘근심 걱정’이다.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틈타 가족 간에 증여성 직거래를 하는 것은 탈법에 해당한다. 도덕적 해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면 이건 국토부가 근심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의심하고 째려봐야 할 사안이다.

‘-에 대해서’는 ‘-를’이라고 바꾸면 된다. ‘오는 4월부터 직거래를 전수조사할 방침이다.’라고 하면 되겠다.

언론 기사에서 자주 보는 낱말 가운데 ‘사실상’이 있다. ‘사실상’이라는 말은 ‘실지에 있어서’라는 뜻인데 기사에서 남용하는 것 같다. 가령 ‘이번 계획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라는 문장은 겉으로는 성공했지만 실제 내용으로는 실패라는 말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위 기사에서는 국토부가 전수조사를 ‘할 것인지’, ‘아니할 것인지’ 두 가지 길이 있을 뿐이다. ‘사실상 어쩌겠다는 방침’은 참으로 모호할 뿐이다. 국민은 혼란스러워한다.

 

119.

◐ 사고 이후 인근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2022. 01. 24. 13:55 )

 

‘차가 많이 막힌다’라고 한다. ‘도로가 막힌다’라고도 한다. 차가 막히는지 도로가 막히는지 모호하다. 어쨌든 이런 현상을 보도할 때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라고 표현한다. 꽤 상투적 표현이다. ‘상투적’이라는 말은 ‘늘 써서 버릇이 되다시피 한’이라는 뜻이다. 창의적이지 못한 표현이라는 뜻이다.

‘빚다’는 ‘어떤 결과나 현상을 만들다’라는 뜻으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사과문이 신문에 실렸다.’, ‘도로가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진행자의 착오로 진행에 혼선을 빚었다.’(보기글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가져옴)처럼 쓴다. 그러니까 이 기사 문장에서 ‘-을 빚었다’는 잘못 쓴 게 아니다. 다만 너무 상투적이어서 재미없다는 말이다. ‘극심하게 정체됐다’라고 쓰면 오히려 더 깔끔해진다.

 

120.

◐ 특히 비대면 온라인 문화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유통 기반의 게임(21.3%)과 만화(14.7%) 분야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22. 01. 24. 10:47)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도 한류 열풍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콘텐츠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14조 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렇게 된 원동력이 ‘비대면 온라인 문화콘텐츠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라고 한다. 비대면 온라인 문화콘텐츠는 무엇을 가리킬까.

‘증가하면서’에서 ‘-면서’는 앞 행동과 뒤 행동이 동시에 일어날 때 쓰는 표현이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책을 읽는다’라고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처럼 쓴다. 이 기사에서는 ‘특히 비대면 온라인 문화콘텐츠 수요가 증가했는데 ~’라고 쓰면 자연스럽다. 뒤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문에서 증가했는지 내용이 나온다.

‘디지털 유통 기반의’는 ‘디지털로 (파일로) 유통되는’이라는 뜻이다. ‘증가율을 보였다’에서 ‘-을 보였다’는 비율이 높아지거나 낮아진 경우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틀린 건 아니다. 그렇지만 ‘~ 분야에서 높게 증가했다’라고 하는 게 훨씬 간단명료하다. ‘-을 보였다’는 상투적인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