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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061-063) 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by 이우기, yiwoogi 2023. 2. 2.

061.

◐ 한세실업 베트남 생산 법인에서 일하던 한국인 직원 A씨는 지난 8월 생산 법인 기숙사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채 동료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2021. 12. 19. 18:12)

 

베트남에서 일하다 쓰러진 직원 1명을 위해 1억 원쯤 드는 항공구급차(에어앰뷸런스)를 띄운 회사가 있다. 그 직원은 우리나라에 무사히 도착해 회복 중이라고 한다. 다행이다. 사람 목숨을 귀하게 여기는 이 회사 이름을 기억하겠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8월에 일어난 일을 지금 알게 된 것은 좀 궁금하다.

연말에 가슴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를 다룬 이 기사 문장은 좀 다르게 쓰는 게 좋겠다. ‘한세실업 베트남 생산 법인에서 일하던 한국인 직원 A씨가 지난 8월 생산 법인 기숙사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했다.’라고 써야 우리말 어법에 맞다.

‘-에 의해 –했다’라는 표현은 문장의 주어를 정확하게 고쳐 주면 쉬운 문장이 된다. ‘범인이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는 ‘경찰이 범인을 붙잡았다’처럼 쓰면 된다. ‘주인에 의해 길러진 강아지’는 ‘주인이 기른 강아지’가 된다. 어느 것이 쉬운지 한눈에 알 수 있다.

 

062.

상인들은 “1~2년 새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반응이다. (2021. 12. 19. 17:23)

 

겨울철 노점에서 붕어빵, 호떡, 풀빵 등을 파는 장사들이 울상을 짓는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식용유, 밀가루, 팥 따위 재료 값이 다 올랐기 때문이다. 부부가 하루 종일 버는 돈이 10만 원도 채 안 되는데 시급으로 따지면 한 사람당 5500원이란다. 서민들이 따뜻하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가 진정한 복지 국가 아니던가.

이 문장에서는 ‘상인=반응’이 되었다.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는다. ‘상인들은 ~ 고 반응했다’라거나 ‘상인들은 ~올랐다고 했다’라고 써야 바른 문장이 된다.

 

063.

◐ 경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을 대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2021. 12. 20. 14:20)

 

‘페이퍼컴퍼니’는 ‘물리적 실체가 없이 서류 형태로만 존재하며 회사 기능을 수행하는 회사’를 말한다. 보통 탈세하기 위해 외국에 세운다. 한 언론사는 이재용 회장이 2008년 버진아일랜드에 딴 사람 이름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의혹을 보도했다.

이 기사 문장을 가만히 뜯어 보면, 경찰이 수사하는 것은 ‘의혹’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경찰이 수사하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부회장을 앞에 앉혀 놓고 의혹을 해명하라거나 죄를 자백하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장은 ‘경찰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의혹을 받는 이재용 부회장을 수사한다.’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