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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067-069) 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by 이우기, yiwoogi 2023. 2. 6.

067.

◐ 황제의 보약으로도 불리는 ‘공진단’은 사향과 녹용, 당귀, 산수유를 기본으로 다른 한약재들을 배합해 만들어진 한방 처방이다. (2021. 12. 20. 13:23)

 

‘공진단’은 꽤 비싸던데 그럴 만한 까닭이 있었다. 어느 연구소에서 ‘공진단이 신경 재생까지 돕는다’라고 발표했다. 기억력 감퇴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명약을 몰라봤다.

‘-로 불리는’은 ‘-로(-라고) 부르는’으로 쓰면 열에 아홉은 맞다. ‘황제의 보약이라고 하는’이 우리말 어법에 맞다. ‘만들어진’도 굳이 수동태로 표현할 이유가 없다. 위 문장은 ‘황제의 보약이라고 하는 ‘공진단’은 사향과 녹용, 당귀, 산수유를 기본으로 다른 한약재들을 배합해 만든 한방 처방이다.’라고 쓰면 된다. ‘보약이라고 하는’의 주어는 ‘우리가’인데 이 문장에서는 생략됐다. ‘만든’의 주어는 ‘한약사’들일 텐데 역시 생략됐다. 주어가 생략됐다고 해서 없는 건 아니다.

 

068.

◐ 앞서 강 전 장관은 ILO 사무총장 입후보 등록 후 민주노총에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 위해 지난 15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2021. 12. 21. 13:34)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출마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지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지지하지 않는다’와 느낌이 조금 다르다. 강경화 전 장관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났으나 별 소득이 없었던 것 같다. 민주노총은 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대체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 위해’라고 했다. 먼저 밑줄을 그은 것은 ‘당부’이다. ‘당부’는 ‘말로 단단히 부탁함, 또는 그런 부탁’이라는 뜻인데 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쓴다. 전 장관이 민주노총 위원장보다 윗자리일까? 윗자리라고 하더라도 지지를 ‘부탁’하러 간다고 하는 게 어울린다. ‘당부’나 ‘부탁’에 위아래의 뜻이 직접 들어 있는 건 아니다.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 위해’는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말하기(당부든 부탁이든) 위해’라고 쓰면 더 자연스럽고 우리말답다. ‘민주노총이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라고 해도 되겠다. ‘것’은 반갑지 않다.

‘면담을 가졌다’도 눈에 밟혔다. 영어를 번역한 꼴이다. 영어에서는 면담하다, 상담하다, 회의하다, 의논하다, 협의하다 따위를 표현할 때 ‘갖는다’라는 뜻의 ‘have’를 사용하는가 보다. ‘민주노총 위원장과 면담했다’라고 하면 되겠다.

 

069.

◐ 도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주최 측인 ㈔한국미술협회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출품작 중 수상작에 대해서만 전시가 이뤄진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2021. 12. 21. 22:01)

 

‘이루어지다’는 ‘①어떤 대상에 의하여 일정한 상태나 결과가 생기거나 만들어지다’, ‘②뜻한 대로 되다’, ‘③몇 가지 부분이나 요소가 모여 일정한 성질이나 모양을 가진 존재가 되다’라는 뜻이다. ①의 보기로는 ‘합의가 이루어지다’가 있다. ②의 보기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있다. ③의 보기로는 ‘최정상급의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교향악단’이 있다.

위 기사에서는 어떤 뜻일까. 먼저 ②와 ③은 아닌 것 같다. ①도 긴가민가 싶다. ‘-에 대해서’라고 쓰니까 뒤에 ‘전시하다’가 바로 따라오지 못하고 ‘전시가 이뤄진다’를 썼다. 이렇게 쓰면 어떨까. ‘출품작 중 수상작만 전시한다고 답변했다.’ ‘이루어지다’는 쓸 데에 잘 가려 써야 문장이 깔끔해진다.

앞부분에 나오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도 ‘문화체육관광부에’라고 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