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먹었다. 먹을 때마다 만족도가 높다. 이름을 외우기 쉽지 않다. '뻬쉐'라고 한다. 쉬운 말로 '해장 파스타'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파스타'는 이탈리아 국수라고 할까. 그러니까 해장에 좋은 이탈리아식 국수라고 부를 수 있겠다. '해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얼큰하고 개운하다. 얼큰하다는 말을 대부분 맵사하다와 비슷하게 생각한다. 매콤한 것과도 비슷하다. '얼큰하다'에는 전날 마신 술을 풀어주고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게 하며 자기도 모르게 "크아~!"라는 탄성이 나오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런 차이마저 자잘하게 느끼면서 먹는다면 더없이 좋다. 더 더없이 좋으려면, 오늘같이 봄비가 서글프게 오는 날 어디에선가 피고 있을 매화나 어디에선가 나를 그리워하며 늙어갈 첫사랑을 떠올리면서 먹는 게 좋다. 첫사랑 그 소녀를 그리는 최백호 노래 가사에서 말미를 얻었을 뿐 오해는 말자.
2020. 2. 12.
시윤
'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면죽 (0) | 2020.02.23 |
---|---|
홍대김밥 (0) | 2020.02.14 |
정월대보름 (0) | 2020.02.09 |
해장라면 (0) | 2020.02.09 |
경상대학교 총장 선거 (0) | 2020.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