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중규직이 있다. 무기계약직이 그들이다.
그들은 정규직도 아니고 비정규직도 아니어서 이런저런 정책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다. 비정규직보다는 나은 대우를 받고 있지만 정규직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
정규직은 공문서를 쓸 때 "전직원(무기계약직, 기간제계약직 포함)" 이렇게 표기한다. 그러니까 그냥 '전직원'이라고 할 때는 무기계약직과 기간제계약직은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무기계약직은 정년을 보장받는다. 연봉은 해마다 재계약한다. 당장 잘릴 염려는 없겠지만 연봉 계약에서는 늘 '을'이다.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
정부는 공공부문 계약직을 정규직화할 것이라고 한다. 정말 정규직으로 바꿔주지는 않을(못할) 것이다. 무기계약직으로 등급 상승시켜주겠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무기계약직이라는 것을 고착화할 것이라는 신호다. 무기계약직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는지 두고볼 일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무기'만 계약직이라서... 나는 '우기'니까. 2004년 3월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2007년 참여정부 때 무기계약직으로 되었을 때 아주 기뻐하던 일이 생각난다. 10년 지났다. 그 뒤로 바뀐 건 거의 없다.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다행인 건 또 있다. 내가 속한 기관은 그나마 이성적, 합리적, 상식적인 데여서 견디기 힘들 정도의 차별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큰 사고만 치지 않으면 무사히 정년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랄까 희망이랄까, 아무튼 그런 것을 갖고 일할 수 있다.
2017. 7. 21.
'우리 사회에 대한 내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제는 끝났다 (0) | 2017.10.21 |
---|---|
중규직 (0) | 2017.07.24 |
최저임금 7530원 (0) | 2017.07.17 |
문재인 대통령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사 (0) | 2017.05.18 |
‘현직’ 대통령 구속이다 (0) | 2017.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