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의 유택은 미천면 반지리에 있다.
'운석' 3개가 발견된 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지난 금요일 오후에 산소에 다녀왔다.
설에 갔다온 뒤 두 달 반 만이다.
해토머리에 축대가 무너지거나
사태가 나지 않았을까 하는 기우 때문이었다.
별일없었다.
무덤가에 심은 녹차는 겨울을 잘 이겨낸 듯했다.
지난해에는 거의 얼어죽을 것 같았는데 다행이다.
빨갛고 노랗고 하얀 조화도 아직 깨끗했다.
담배에 불을 붙여 상석 가장자리에 꽂아드렸다.
소주 한 잔 따라놓고 절을 했다.
여기저기 벌써 싹이 튼 잡초를 좀 뽑았다.
하늘은 맑았고 바람은 조금 차가웠다.
밟고 선 잔디 아래에서 꿈틀꿈틀 움직임이 일었다.
봄이 세상 좀 보자고 뚫고 올라오고 있었다.
봄은 작년 봄이나 10년전 봄이나 한가지인데
어찌 세상이 이렇게 시끄럽느냐 묻는 듯했다.
2014. 3. 17.
'페이스북에서 퍼나른 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들 (0) | 2014.04.03 |
---|---|
준법이 투쟁이 되는 세상 (0) | 2014.04.03 |
비오는 날 (0) | 2014.04.03 |
참 이상한 일 (0) | 2014.03.13 |
문 (0) | 2014.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