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편1 인편 말을 줄여 쓰려는 건 인간 본능일 것이다. 경상대학교를 '경대'라 하고 학교식당을 '학식'이라고 한다. 대리출석을 '대출'이라고 하면 은행에서 돈 빌리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강의를 '인강'이라 하고 스타벅스를 '스벅'이라고 하는 건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서 배운다. 아들이 군대 갔다. 전화는 완전 두절됐으니 편지 말고는 달리 안부 전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편지를 썼다. 주소는 소대장이 알려주었다. 손으로 직접 쓰기 귀찮아서 컴퓨터로 인쇄하여 서명을 했다. 우체국 가서 우표값 내고 부쳤다. 며칠 뒤 아들을 군대 보낸 부모들의 모임(카페)에 들어갔더니 '인편'이라는 말이 보인다. 아, 편지를 써서 인편으로 보내면 될걸, 굳이 우체국까지 갔다 왔구나. 어리석은 내 머리를 스스로 책망했다... 2020. 9.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