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2 ‘문화예술의 거리’에 서서 길을 잃다 하늘은 맑았고 바람은 차가웠다. 차가웠지만 견딜 만했다. 빵모자를 쓰고 가죽장갑을 낀 데다 두꺼운 겉옷을 입은 덕분이다. 진주시 상대동 진주시청 앞 제이스퀘어 호텔에서 신안동 법원 뒤 우리집까지 걷는 게 목표였다. 딱히 걸어야 할 까닭은 없었다. 10월 중순부터 한동안 정신없이 .. 2017. 11. 25. 굴밤나무 가지 한 조각 공과대학 앞 도로에서 굴밤 열매 두 개가 맞붙은 나뭇가지 한 조각을 주웠다. 아직 떨어질 때도 아니거니와 생긴 빛깔을 봐도 떨어져 찻길에 뒹굴 정도는 아니었다. 왜 하필 어제 오후 그 시간에, 하필 경상대 공과대학 앞에 저것이 떨어져 있었을까. 나는 왜 잰걸음을 놓으면서도 굴밤 두.. 2015. 8.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