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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9

마당극 관객이라면… 6월 13일과 14일 주말엔 비가 왔다. 장마가 시작된 것이다. 우기다. 4계절이 뚜렷하다고 가수 정수라가 노래했는데 이제는 그 노래를 부르기 힘들게 됐다. 봄은 오는 듯하다 가 버리고 가을은 온지 만지 모르는 사이에 끝나 버린다. 비도 그렇다. 장마라고 했는데도 빗방울 구경도 못하는 날이 이어지다가 한두 번에 몰아서 물폭탄을 퍼붓곤 한다. 장마인지 태풍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돈 지 제법 됐다. 머지않아 장마라는 말은 사라지고 국지성 집중호우라는 말이 득세할 것이다. 우기와 건기로 뚜렷이 구분된다고 하는 게 맞을는지. 아무튼 지난주에는 비 소식이 있었기에 마당극은 쉬었다. 그래서 6월 20일, 21일 공연을 더 애타게 기다렸다. 낮동안은 하루 종일 일에 파묻혀 지내고 저녁엔 헛헛함과 쓸쓸함을 술로 달랬다.. 2020. 6. 21.
극단 큰들과 코로나19- 마당극 <효자전>(232회)을 보고 코로나19가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마당극을 바꿔 놓았다. 마당극 공연하는 극단 큰들의 일상도 바꿔 놓았다. 어쩔 수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을 탓할 수는 없으니 적응하며 살아야 한다. 견뎌내야 한다. 새로운 방법을 찾고 이전까지는 없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어차피 이 세상은 코로나19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마당극 전문 극단 큰들은 5월 9일 오후 2시 하동 최참판댁에서 올해 첫 공연을 했다. 예년의 경우 3월 1일쯤 시작하던 것을 70일가량 늦게 시작한 것이다. 3월부터 5월까지를 봄이라고 하니 ‘같은 계절’에 시작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지. 그런데도 마침 공연하기로 결정된 그날 비가 오는 바람에 완전한 공연을 했다고 보기 어렵게 됐다. 최참판댁 위채 마루에서 전체 극의 절반 정도만 .. 2020. 5. 16.
큰들과 함께 황금 주말을 달렸다 사천 큰들 사무실 옆에 있던 건담이 산청 마당극 마을로 옮겨 왔다. 새로 색칠했다. 박춘우 무대감독 작품이다. 사진 명소가 될 것 같다. 2019년 10월 25일 금요일 오후부터 10월 27일 일요일 오후까지 48시간을 ‘큰들’과 함께했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이런 날이 또 있을까 싶다. 일러 ‘황금 주말’이라 부른다. ‘황금’이라는 말이 주는 배금주의적 어감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렇게 달콤하고 행복하고 황홀한 주말을 달리 무엇이라 이를 것인가. 황금 주말에 일어난 일들은 머리에 남고 가슴에 남아 꿈에 나타나고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예술공동체 큰들이 산청군 산청읍 내수리 2만여 평의 터에 ‘큰들 산청 마당극마을’을 만들었다. 진주에서 사천으로 옮겨다니던 큰들은 단원들이 안정적으로 작품을 창작하고 .. 2019. 10. 27.
축제와 마당극 산청은 좋은 동네이다. 예부터 살기 좋은 동네를 말할 때 ‘산 좋고 물 맑은’이라고 하는데 산청(山淸)을 두고 이르는 말 같다. 지리산 덕분이고 이웃 덕유산 덕분이다. 경호강과 덕천강 덕분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지리산은 약초의 보고로 불린다. 이에 토 달 사람은 많지 않겠다. .. 2019. 10. 1.
마침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큰들 마당극 &lt;오작교 아리랑&gt; 150, 151회 공연을 보고 오후 2시에 치과를 가야 해서 휴가를 냈다. 2018년 1월 2일 의사선생님과 상담하고 1월 15일 이 6개를 뽑았다. 그전에 뽑은 것까지 합하여 모두 10개를 임플란트해야 했다. 큰 공사다. 아랫니 4개는 지난해 7월에 끝났다. 윗니 6개는 이제 .. 2019. 8. 5.
큰들 마당극 <효자전> 200회 공연을 보고 7월 21일 토요일엔 정신 없이 바빴다. 경상대에서 열리는 제8회 대학진학박람회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만만치 않아서이다. 폭염주의보 속에 열린 이날 행사에 경남 도내 중고등학교에서 대략 2만여 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했다. 온 캠퍼스에 관광버스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아.. 2018.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