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개관 예정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캐릭터 명칭과 디자인을 공모한다고 4일 밝혔다. (2022. 02. 04. 09:22)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천시 송도에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에 개관할 예정인가 보다. 박물관에 어떤 문자를 어떻게 전시할지 사뭇 궁금하다.
‘내년 개관 예정인’은 언뜻 보기에는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 명사를 여럿 나열하여 구성한 문장을 좋은 문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내년에 개관할 예정인’이라고 쓰면 가장 좋겠다.
흔히 어느 기관에서 정책, 행사, 성과 따위를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을 인용하여 기사화할 때 ‘밝혔다’라고 쓴다. ‘밝히다’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이 기사와 같은 경우에 쓰는 일은 없다. 굳이 갖다 붙여 본다면, ‘밝히다’의 여러 뜻 가운데 ‘드러나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 내용, 생각 따위를 드러내 알리다’라는 뜻의 ‘밝히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어느 기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이 이 기사에서처럼 ‘공모’하는 것이거나 ‘개최’하는 것이거나 ‘설명’하는 것은 ‘밝히다’를 붙이기 어렵다. 그냥 ‘말했다’라고 쓰는 게 가장 가깝다.
131.
◐ 최근 비싸진 연료비를 내고 나면 수중에 떨어지는 돈은 7~8만원 남짓이라는 게 송씨의 설명이다. (2022. 02. 04. 16:18)
코로나19 이후 택시 기사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식당과 술집 영업이 끝나는 밤 9시에 이미 만취한 승객이 탄다. 만취한 승객이 욕을 하거나 행패를 부린단다. 안 태울 수도 없고 태울 수도 없다. 그래놓고도 수입은 코로나 이전의 절반도 안 된다고 한다.
‘7~8만원’이라고 적으면 안 된다. 여기서 단위(하나치)는 ‘원’이다. ‘단위’란 길이, 무게, 수효, 시간 따위의 수량을 수치로 나타낼 때 기초가 되는 일정한 기준이다. 근, 되, 자, 그램, 리터, 미터, 초 따위가 있다. ‘원’도 그런 단위의 하나이다. ‘7~8만원’은 ‘7원에서 8만 원까지’라는 뜻이다. 기자는 ‘7만 원에서 8만 원까지’라고 생각하고 기사를 쓴 듯하다. 내용으로 봐도 그러하다. ‘8만원’은 ‘8만 원’으로 띄어 써야 한다. 위에 언급한 모든 단위는 앞말과 띄어 쓰는 게 원칙이다.
132.
◐ 현재 실종자 6명 중 4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2명은 발견됐으나 잔해물로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2022. 02. 07. 13:31)
광주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났다. 사고 난 날이 1월 11일이니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실종한 6명 가운데 4명은 주검으로 돌아왔다. 2명도 찾았으나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 기사 문장은 수동태로 썼다. 능동태로 바꾸어 본다. ‘현재 실종자 6명 중 4명의 시신을 수습했고, 2명은 발견했으나 잔해물로 구조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 다르게 읽힌다. ‘구조해야’ 할 사람의 역할을 더 강조한 것 같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구조’는 ‘재난 따위를 당하여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준다’라는 말이다. 이 기사에서 실종한 6명은 모두 사망했다. 이미 사망한 사람의 주검을 찾아서 수습하는 것을 ‘구조’라고 표현했다. 구조할 단계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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