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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034-036) 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by 이우기, yiwoogi 2023. 1. 17.

034.

◐ 접종률만 믿고 일상회복을 선언했을 뿐 Δ추가접종 Δ병상확충 Δ재택치료 등 확산세를 뒷받침할 그 어떠한 방역 의료 대책도 마련해두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021. 12. 08. 13:43)

 

이른바 위드 코로나 도입 한 달 만에 최대 위기에 이르렀다. 12월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70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이렇게 확산할 줄 몰랐을까. 100명 넘을 때 아슬아슬, 1000명 넘을 때 아슬아슬, 5000명 넘을 때 아슬아슬. 이제 좀 덤덤하다. 큰일 났다. 올 게 왔다.

‘확산세를 뒷받침할’이라는 말은 참 오묘하다. ‘뒷받침’은 ‘뒤에서 지지하고 도와주는 일’이다. 그러면 위 문장은 코로나가 확산하도록 열심히 지지하고 도와주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말이 된다. 모순이다.

‘막을’, ‘저지할’, ‘차단할’이라고 써야 할 곳에 엉뚱한 말을 써서 웃기게 되어 버렸다. ‘방역 의료 대책’에서 ‘방역 의료’라는 말은 필요 없다. ‘대책’ 하나로 충분하다.

 

035.

◐ 특히 2018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36%를 배출하고 있는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은 우려스런 상태에 머물고 있다. (2021. 12. 08. 16:26)

 

‘배출량의 36%를 배출하고 있는’처럼 ‘배출’이라는 말이 겹칠 때는 ‘배출량의 36%를 차지하는’으로 고쳐 쓰면 훨씬 자연스럽게 된다. ‘배출하고 있는’은 ‘배출하는’이라고 써도 된다.

‘우려스런’은 틀렸다. ‘우려스러운’이라고 써야 맞다. ‘국기에 대한 명세’에서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자랑스런’이라고 하면 틀린다.

‘상태에 머물러 있다’도 생각해 본다. 어떤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도 그 상태이다. 그러니 이 문장에서는 ‘상태다’라고만 해도 될 것 같다. 조금 더 생각해 본다. ‘우려스러운 상태다’라고 할 필요도 없다. ‘우려스럽다’로 줄이면 더 간단해진다. 글쓴이의 의도는, 우려스러운 상태가 (시간이 지나도) 조금도 변함없다는 것을 강조한 듯한데 이 문장에서는 굳이 그렇게 표현할 까닭이 없을 듯하다. 강조하고 싶으면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036.

◐ 비대면 수업이 반복되면서 친구를 사귈 기회는 크게 줄었고, 축제와 학생회 등 여러 학내 활동들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1. 12. 08. 19:33)

 

2년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기회를 빼앗긴 2년제 전문대학 학생들 이야기다. 수업도 캠퍼스의 낭만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졸업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여러 학내 활동들도’라는 표현을 눈여겨본다. 복수를 뜻하는 낱말이 앞에 오면 뒤에 따르는 명사에 ‘-들-’을 쓰지 않는다. ‘여러 학내 활동도’라고 하면 충분하다.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여러’, ‘많은’, ‘대다수’처럼 복수를 나타내는 말이 앞에 있어도 ‘-들-’을 쓴다. ‘많은 사람들은’이라고 하거나 ‘대다수 주민들은’이라고들 쓴다.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문장을 조금 더 잘 다듬으려는 사람은 이런 것도 놓치지 않는다. 그렇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