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일요일 오후 1시
진해 해군회관에서 난생 처음 결혼식 주례를 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주례로서의 자격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마흔여덟 살에 주례라니….
나는 결혼하는 부부에게 한 가지만 당부했다.
그것은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것이다.
공자는 “효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라 했다.
백행은 곧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모든 행동이다.
“효도하는 삶이야말로 평생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오면서
부부를 키워 주신 양가 부모님에 대한 보답”이라고 말했다.
효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째 건강해야 한다.
내 몸 아픈데도 딴 몸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다.
자식은 제 아프면 부모조차 모시기 어렵다.
그러니 건강이 우선이다.
둘째 사랑하고 애정이 넘치는 부부라야 한다.
그래야 주말엔 양가 부모님 찾아뵙고 싶어지는 법이다.
셋째 자녀가 있어야 한다.
이 세상에 손자 손녀를 기다리지 않은 부모는 없다.
자녀가 있으면 부부의 사이도 더 좋아진다.
자녀를 낳아 길러보면 부모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넷째 평생 공부하여야 한다.
항상 책을 읽고 이웃을 돌아보며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민주 시민으로서 자격을 가져야 한다.
자식이 무지하거나 이기적이길 바라는 부모는 없다.
다섯째 이 모든 것을 실천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나를 위하고 효도하며 이웃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고 했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정승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야 한다.
글로 써 보니 그래도 정리가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너무 긴장하여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주례사를 하고 보니,
‘그러면 나는 그렇게 살고 있나’ 돌아보게 된다.
주례사는 부부에게 전하는 교훈이나 가르침이겠지만
생각해 보니, 내가 나를 가르치고 있었다.
스스로 반성할 기회를 만들어준 젊은 부부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남는 이야기.
첫 주례는 첫 결혼하는 부부만큼 긴장되고 힘들었다.
오죽하면 말하던 중간에 물을 벌컥벌컥….
201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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