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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퍼나른 글 모음

시내 길을 걸으면서

by 이우기, yiwoogi 2014. 4. 3.

해 지기 전 망진산 건너편 남강변 거닐다 
신안동 남도레포츠, 현대아파트, 신안성당 거쳐 
파리바게트, 평화교회 지나 집으로 온다.

밥집과 찻집과 술집과 학원이 즐비하다. 
마트도 많고 편의점도 많고 과일가게도 있다.
애들 주머니 노리는 군것질거리를 파는 곳도 많고
문방구 장난감가게 또한 수두룩하다. 
병원 약국도 있고 휴대폰가게도 쌔고쌨다. 

문닫은 곳, 세놓은 곳, 그냥 휴일인 곳도 있다.
주인과 직원 두서너 명이 마주앉은 가게도 보인다. 
손님 맞을 준비로 환한 곳도 제법 있다.

다들 밥은 먹고 사는지 궁금하고 걱정된다. 
임대료는 잘 내는지, 직원들 월급은 잘 주는지...
그러고서 가끔 봄나들이할 만큼은 버는지, 
아이들 학원 보내고 새 교복 살 만큼은 버는지,
주말에 부모님께 돼지고기 한근 사갈 만큼은 버는지,
궁금하고 걱정되고 또 궁금하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월급쟁이인 난 나중에 무엇으로 먹고살까' 싶어진다.
지금 일터에서 놓여나면 뭘하며 가정을 꾸려갈지
뭘하며 밥먹고, 아이 학교 보내고, 책 사고,
전기 수도 전화요금 낼 수 있을지 참 걱정이다. 

남 걱정하던 내가 
혼자 무안해지고 머쓱해져 주변을 두리번거린
얄궂은 4월 첫날 재미 적은 늦은 오후이다.

 

2014.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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