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만 해도 책꽂이 어디쯤 어느 책이 꽂혀 있는지 90% 정도는 외우고 살았다.
요즘은 아침에 꽂은 책 저녁에 못 찾고 저녁에 얹어놓은 책 다음날 아침에 뵈지 않는다.
나이가 드니 기억력 떨어지고 술을 마시니 뇌세포 줄어들고 노안이 되니 더욱 안 보인다.
책이 좀 늘기도 하고 딴사람 드리기도 하고 빌려줘 놓고 잊고 지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올봄에 책꽂이 죄다 털어 가나다 순이든, 발행날짜 순이든, 작가별로든, 도서분류로든 어찌 좀 해야겠다.
어쨌든 없어진 책 잊어버리고, 안 읽은 책 좀 챙겨 읽고, 안 읽을 책 좀 내다버려야겠다.
그러다보면 혹시 책갈피에 꽂아둔 비상금 만 원은 건질는지, 책 살 돈 좀 아낄는지.
그러다보면, 또 어떤 책에 꽂혀 반나절은 보낼 테고 그러다보면 새로운 살 맛도 나겠지.
모처럼 술 안 먹고 늦게 들어온 날 밤 거실에 앉아 휘 둘러보니, 참 많이도 어지럽다 싶다.
2014.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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