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취1 꿩보다 닭 고사리를 좀 꺾고 싶었다. 아른아른 눈앞에 떠오르는 고사리를 어째볼까 싶던 터였다. 고사리는 당장 어떻게 해먹지는 못하더라도 잘 데쳐서 말려 놓으면 아버지 기일이나 추석에 요긴하게 쓰인다. 아버지 산소 아래 손바닥만한 언덕배기에 고사리가 모른 체하기엔 좀 많고 작정하고 달려들기엔 한심한 정도로 적게 돋아난다. 한번에 많이 모을 수 없으니 주말마다 신경써야 한다. 이맘때부터 5월말까지 주말마다 되도록 달려가는데 열심히 꺾어 모으면 제삿상에 올릴 만큼은 된다. 일요일 아침 꿈자리에서 벗어나니 6시 30분이다. 출근하는 날인 줄 알고 ‘지각’을 떠올렸다. 몸이 뻣뻣해졌다. 그러다가 ‘아차, 일요일이구나!’ 휴~ 한숨을 내쉰다. 뜻뜻한 등짝을 미련없이 털고 일어났다. 옷 입고 차를 몰았다. 아버지 산소까지 20.. 2020. 4.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