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아산1 도토리묵 월아산에서 노다지를 발견했다. 청곡사 뒤 산길을 걷고 있는데 엄지손가락 끝마디만한 도토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게 아닌가. 그날따라 등산객도 거의 없었다. 겨울을 날 다람쥐를 위해 야산 도토리를 주워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날 그곳에는 그런 걸 염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도토리가 많았다. 우리는 김밥과 과일을 먹고 난 후 헐렁해진 배낭에 도토리를 주워 담았다. 그것을 어머니께 갖다드렸다. 어릴 적 해먹곤 하던 도토리묵 생각에 입에 군침이 돌았다. 얼마 뒤 과연 어머니는 그 도토리로 두부판 하나 가득 도토리묵을 해 놓으셨다. 야들야들 탱글탱글하면서 아주 약간 떫은맛이 도는 ‘어머니표 도토리묵’과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요기를 하면서도 나는 잘 몰랐다. 도토리 껍데기를 벗겨 가루로 곱게 .. 2012. 3.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