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푸짐1 어랑횟집 모름지기 횟집을 가려면 이런 집을 가야지. 회는 대충대충 굵직굵직 설겅설겅 썰어야 제맛이지. 대패밥처럼 얇시리하면 젓가락 갖다대기가 좀 민망할걸. 묵직한 접시는 정중앙에 떡하니 놓는 게 손님에 대한 예의 아니겠어? 맛난 회를 지키기 위한 푸성귀들의 단결력이 눈길을 끌지. 하도 재미있어서 출석을 불러보는데... 고구마 감자가 최전선에 서고 곶감 새우 돼지감자는 그 곁을 철통방어하지. 마는 기름장과 어깨 겯고 인삼은 꿀과 공동전선을 펴며 마른오징어는 마요네즈와 ‘마씨’ 동성으로 똘똘 뭉쳐 결합하였지. 떼려야 뗄 수 없는 연합작전 앞에 동공이 풀릴지도 몰라. 당근 고추 순무 파프리카 양파는 우글우글 모여앉아 호시탐탐 넘보는 사람의 눈길을 딴데로 분산시키는 구실을 맡았어. 교란작전 최고 명수들이 보호색을 뒤집어.. 2020. 6.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