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1 동백 경상대학교 대학본부 앞에 동백나무가 한 그루 있다. 무심코 지나가는 나에게 봄이 왔음을 알리고 봄이 가고 있음을 전해 준다. 겨울에도 윤기 반지르르한 잎사귀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생존을 증명하는 나무다. 벌써 16년째 이 동백과 눈인사 나눈다. 꽃잎을 사진으로 찍은 게 여러 번이고 이 나무를 배경으로 내 얼굴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앞으로 동백꽃 피고 지는 걸 열 번 정도 더 보면 나도 이 학교를, 이 직장을 떠나겠지. 모르지. 그사이에 근무 부서가 바뀌면 다른 건물로 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동백도 잊어버릴지도. ‘동백’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몇 가지 있다. 김유정의 단편 이 맨 먼저 떠오른다. 나는 국문학도이니까. 1936년 5월 발표했다 하니 84년쯤 됐다. “향토색 짙은 농촌을 배경으로 인생의 .. 2020. 3.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