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손식당>
도다리쑥국을 먹었다. 이맘때 가장 맛있다. 짭짤한 남해 바닷물 듬뿍 머금은 도다리와 아지랑이 피어나는 들판 봄내음 가득 품은 쑥이 절묘하게 만났다. 팔팔 끓인 뒤 보글보글 끓이면서 뜨거움을 즐겼다. 눈이 즐겁고 코가 행복하고 입은 더욱 만족스러운 한 끼이다. 몽글몽글 김이 서리고 달달하고 고소한 향이 퍼진다. 뱃속에서 봄이 꿈틀거린다. 피어나고 번져가고 스며드는 봄향기가 아찔하다.
반찬이 먼저 등장한다. 커다란 접시에 알록달록 예쁘게도 피어났다. 봄인 듯 피어난 미나리와 겨울인 듯 웅크린 고추마늘 조림까지 알뜰히도 모여들었다. 굴김치는 미끄덩하다가 맵고 배추김치는 매우면서도 졸깃하다. 이 맛 저 맛들이 양배추 샐러드로 수렴된다. 샐러드 위에 멈춰 선 젓가락은 갈곳 몰라 눈만 흘긴다.
그런 봄날이 있다. <엄마손식당>에 가면 그런 낭창낭창한 즐거움과 이런 아슬아슬한 행복함과, 그리고 누구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은 유쾌함이 기다리고 있다. 봄날에 많이 드시고 살들 많이 찌시라. 추억으로 배 부르시라...
2022. 3. 3.(목)
이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