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수술한 4월 11일 오후부터 죽으로 끼니를 때운다.
첫날은 치과에서 마련해 주었다. 맛있고 많았다.
다음날부터 오늘까지 아내가 맛있는 죽을 끓여준다.
야채죽을 몇 번 먹었다. 오늘은 소고기도 들었다.
반찬도 맞춤하게 싸준다. 양도 됐고 맛도 좋다
치아가 부실해도 대충 씹어 삼킬 수 있는 반찬들이다.
입맛을 돋워주려고 두릅도 데쳤다. 초장은 달고 꼬시다.
물김치는 국없이 밥 못 먹는 나를 위한 최고의 배려다.
며칠 이렇게 사니 좋은 점이 몇 가지 보인다.
소화가 잘된다. 뱃속이 부담없고 다음 끼니가 기다려진다.
술을 멀리 하니 머리가 맑다. 쓸 것 읽을 것이 눈에 보인다.
내일까지 죽을 먹으면 다음부턴 밥도 먹을 수 있겠다.
단단하거나 짜거나 맵거나 뜨겁거나 하지 않으면 좋다.
이참에 성불을 하려는지, 승천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비오던 주말 사이엔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콧물이 났다.
뼈마디 쑤시고 머리도 어지러웠다. 때늦은 수술몸살인가.
입마개 쓰고 꼼짝 않고 누웠더니 월요일이 좀 개운하다.
아내가 고맙다.
2018.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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