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두세 기관이 통합을 하고자 마음 먹으면 '추진위원회'를 꾸린다.
그땐 두 기관을 대표하는 몇몇이 모이겠지.
추진위원회는 조금 뜬구름을 잡는 기분도 들 것이다.
커다란 행사를 치르고자 한다면 '조직위원회'를 만든다.
그땐 그 기관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이 모여들겠지.
조직위원회는 역할분담을 잘해야 일을 성사시킬 것이다.
우리는 싫은데 위에서 자꾸 뭘 하려고 하면 '대책위원회'를 조직한다.
그땐 목소리 크고 논리적이며 덩치도 큰 사람을 뽑겠지.
대책위원회는 싸움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군량미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좀 작은 행사 하나를 성공적으로 치르자면 '준비위원회'를 만든다.
그땐 그 행사의 성격을 잘 알고 잽싼 사람을 부르겠지.
준비위원회는 잔심부름을 제대로 해야 나중에 욕을 안 먹는다.
준비위원회는 '이미 하기로 작정된 일을 순조롭게 이끌어가는 모임'이겠다.
정확한 날짜를 잡고 세부 계획을 세우고 이런저런 준비물도 챙길 것이다.
'동창회 체육대회 준비위원회' 이런 이름이 어울린다.
그렇다면, '통일'은 조직위여야할까, 추진위여야할까, 대책위여야할까.
나는 요 며칠 동안 '통일준비위원회'라는 이름이
아무래도 잘못 붙여진 이름 같기만 한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진다.
201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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