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2 제삿날의 짧은 생각 아버지 돌아가신 지 10년이 됐다. 처음 몇 해는 제삿날 다가오면 우울하였다. ‘이제 좀 괜찮네’ 하는 마음이 생길 즈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슬픔과 그리움은 연장되었다. 제삿날 아침부터 하루 종일 왔다 갔다 하며 제수 준비를 했다. 전 부치는 일은 쉽지 않다. 지금은 조카가 사는 옥봉 본가 처마 밑에 전을 펼친다. 두부, 새우, 산적, 동태살 따위를 굽는다. 곁에서 형수가 거들어 준다. 주방에서는 아내가 재료를 미리 다듬어 준다. 손발이 척척 잘도 맞다. 술안주 겸 간식으로 부추전도 부친다. 올해는 양을 많이 줄였다. 간 보느라 부추전을 뜯어 먹다가 소주, 맥주를 마신다. 퍼질러 앉은 다리가 저리고 발가락에 쥐가 난다. 낮 동안 벌어질 온갖 가지 자질구레한 일이 걱정될 형제들을 위해 전 굽는 장면을 찍.. 2022. 8. 24. 제사 아버지 12살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 제사는 음력으로 2월이었다. 내가 26살 때 돌아가신 할머니 제사는 음력 12월이었다. 어느해 두 분 제사를 한 번으로 합하였다. 양력으로 3월말이나 4월초에 제삿날이 된다. 태어나서 줄곧 모든 제사는 밤 12시에 시작했다. 부산, 창원, 진주에 사는 사촌들.. 2019. 4.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