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38 어머니와 이모 어머니는 점심시간 지난 1시 30분 전화했다. 정수리 이모집에 일하러 왔으니 나중에 마친 뒤 태우러 오라고 했다. 5시 퇴근하는 셋째아들을 가끔 이렇게 이용한다. 버스를 기다리려면 하염없기도 하거니와 이런저런 짐이 있기 때문이다. 짐은 제대로 단속되지 않아 차 안에서 난장판을 만.. 2017. 6. 14. 말티고개를 넘다 말티고개를 걸어서 넘어가기로 한 건 나름 까닭이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는 오십 리 떨어진 미천면 안간에서 수레 가득 나무를 싣고 진주 중앙시장에까지 와서 팔았다. 아버지는 앞에서 힘껏 당기고 어머니는 뒤에서 안간힘을 다하여 밀었다. 장딴지가 빳빳해졌을 것이다. 왕복 백리 길을.. 2017. 5. 31. 하나를 포기하면 둘을 얻는다 오후 5시 퇴근한다. 해가 쨍쨍하다. 옷부터 갈아입는다. 숙호산 오르기 딱 좋다. 냉장고 찬물을 작은 병에 옮겨 붓는다. 문득, 이게 아니다 싶어진다. 아내는 아들 학교에 일곱 시까지 가야 한다. 일 마치고 가자면 마음부터 바쁠 것이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에 발을 동동거릴 것이다. 숙호.. 2017. 5. 30. 어버이날과 대통령 선거 7시쯤 눈 뜨자 마자 어머니께 전화했다. 어버이날인 어제 해야 했는데 일부러 오늘 아침에 했다. 어버이날 기념 가족 모임은 토요일 저녁 큰형 집에서 소박하고 뻑적지근하게 했다. 이런저런 안줏거리 펼쳐 놓고, 특히 어머니 좋아하시는 회도 시켜놓고 온가족 모여 놀았다. 취하여서는 어.. 2017. 5. 9. 우울한 ‘동짓날’ 아침 오늘은 ‘동지’이다. 아침 라디오에서 ‘동지’라는 말을 듣자마자 ‘어머니’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새알 빚어 팥죽 끓이던 어머니가 떠오른 것이다. 어머니 팥죽을 먹어본 게 몇 해 전인지 모르겠다. ‘어머니’라는 노래 가사는 이렇다.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내가 부둥켜 .. 2016. 12. 21. 어머니의 봄 어머니는 8시 40분 시내버스로 아버지 산소 근처에 갔다.미리 전화하여 오후에 태우러 오라고 하였다. 짐도 많을 테고 차 시간도 애매하니까.3시쯤 가겠다고 하니 “그리키나 일찍?” 한다. 오후에 가니 장바구니용 수레에 뭔가 잔뜩 들었다.아버지 산소에 담배 두 개비 불 붙이고 소주 부.. 2016. 4. 18.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