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골장작구이4

새우구이 새우가 맛있는 계절이다. 찬바람 덕분인지 쓸쓸함 덕분인지 모르겠다. 수족관에 가라앉아 있지 않은 녀석들을 골라 왕소금 위에 얹는다. 살고 싶어 발버둥치지만 짓누르고 있는 뚜껑을 어쩌지 못한다. 어깨를 내리누르는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끝내 탈출할 수 없는 나를 본다. 거무튀튀하던 색깔이 주황색으로 바뀌면 익은 것이다. 우리 의식과 사상은 잿빛으로 익어간다. 철듦이 맛있는 나이이다. 버터를 발라 튀겨야 하는 대가리를 싹둑싹둑 자른다. 살을 조금 붙여두는 걸 배려라고 해선 안 된다. 저요, 아니오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세상을 향한 질문을 삭둑삭둑 잘라주지 않으면 밥벌이 대열에서 튕겨나가게 된다. 물음표보다는 말줄임표가 살아가는 데 더 도움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새우라면은 끝이다. 눈이 호강하고 귀가 즐거.. 2020. 9. 17.
극단 큰들 ‘막공팀’ 첫 공연을 보고 새로운 역사를 쓰는 큰들 마당극 전문 극단 큰들이 또 하나의 역사를 쓴다. 큰들이 현재 공연하는 작품은 , , , 이다. 7월에는 완전 새로운 작품 을 선보인다고 한다. 이 외에도 , 도 가끔 공연한다. 이 작품들은 16명의 배우들이 연기한다. 이규희, 송병갑, 김혜경, 박춘우, 하은희, 류연람, 김안순, 김상문, 안정호, 최샛별, 오진우, 이인근, 박정민, 조익준, 홍수완, 김가람 씨가 그 주인공이다. 개인 사정으로 배역에서 빠지기도 하고 빠졌던 배우가 돌아오기도 한다. 배역이 바뀌기도 한다. 작품 속에서는 한 배우가 한 가지 주인공을 연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여러 가지 역할을 소화한다. 한 사람이라도 자기 역할을 까먹거나 실수하면 큰일난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짜인 각본대로 빈틈 없이 움직이고 소리.. 2020. 5. 31.
깔따구에게 이기다 오후 5시 30분쯤 이현동 집에서 출발했다.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썼다. 그럴듯한 색안경도 끼었다. 이현웰가아파트 앞 나불천을 따라 걸었다. 등 뒤에서는 서쪽으로 넘어가는 햇살이 제법 따뜻하고 밝게 비춰주었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크고 작은 .. 2019. 5. 29.
시골+김치+찌개+돼지+장작+라면 비 그치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오랜만에 날씨알림이 좀 맞았다. 이맘때 생각나는 게 몇 가지 있다. 군고구마나 호떡은 좀 이르고, 뜨끈뜨끈한 아랫목도 좀 이르다. 밥때 되면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 한 그릇이 떠오른다. 김치찌개, 곱창전골, 소고기전골, 돼지국밥 같은 것 말이다. 그중 .. 2017.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