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솔사3 녹차씨 아버지 산소에 가서 녹차씨를 주워 왔다. 2011년 겨울에 심은 녹차나무가 제법 많은 씨를 흩어놓았다. 겨울 추위에 얼어 죽을 뻔한 적도 있고 봄 가뭄에 말라 죽을 뻔한 적도 있지만, 그래도 꿋꿋이 살아남은 녹차나무들이다. 크지 않는 녹차나무 사이를 헤집으며 한 알 한 알 씨를 주웠다. 손가락 끝이 마비될 정도로 시렸고 허리는 욱신거렸으며 장딴지와 허벅지도 쥐가 내릴 정도로 아팠다. 1시간 동안 열심히 주웠다. 어떤 건 씨알이 제법 굵고 어떤 건 싹을 틔울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중 몇몇은 지난해 떨어진 것도 있을 것이다. 씨앗들의 부모는 우리 아버지 산소를 지키고 있고, 조부모는 다솔사 와불 등을 긁어주고 있다. 몇몇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몇몇은 의령으로 날아갈 것이다. 긴 인연이 또 시작.. 2020. 2. 2. 새해 첫날 다솔사로 간 까닭-부처는 마음속에 2018년 1월 1일 첫날 다솔사로 간다. 집 근처 석갑산에서 해맞이를 하고 돌아온 아내는 부지런히 떡국을 끓였다. 목욕 갔다온 아들도 옷을 갈아 입고 신발을 신었다. 다솔사 갔다가 진주 어디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기로 예정하고 나선 길이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차지 않았다. 이런 날씨.. 2018. 1. 1. 다시 가고 싶은 다솔사 마음이 허전할 때 자주 찾는 절이다. 괜스레 어수선하거나 싱숭생숭할 때도 간다. 불안이 스멀스멀 기어다닐 때도 별 준비 없이 그냥 나선다. 거리도 적당하다. 집 주차장에서 25~30분쯤 걸린다. 길도 좋다. 시내를 빠져나가 진양호를 끼고 돌고 국도를 달리다보면, 도중에 마음이 스르르 .. 2015. 5.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