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맛집1 대호분식 꼭 라면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고불고불한 면발 사이에 젓가락을 비스듬히 꽂고 싶을 때가 있다. 후후 불어 후루룩 후루룩 삼키며 혀끝의 감각을 불러내고 싶을 때가 반드시 있다. 배고픔 탓도 아니고 날씨 때문도 아니다. 막연하게 그런 날이 있다. 이런 날엔 대호분식으로 간다. 다섯 번 정도 갔다. 경상대 북문에서 몇 발짝 걸으면 보인다. 좁다란 실내엔 라면 냄새, 비빔밥 냄새, 돈까스 냄새, 만두 냄새가 섞여 있다. 뱃속에선 꼬로록 소리가 자동으로 나온다. 주인장과 안면을 트지 않아 아지매 성격은 잘 모른다. 라면은 꼭 1인용 작은 냄비에 끓여야 맛있다. 냄비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더 맛난 것 같다. 냄비 시울이 쭈그러지고 까맣게 그을렸으면 더 맛날 것만 같다. 라면 맛이 밀가루와 스프와 달걀과 파의 조.. 2020. 7.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