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001-003) 기사 문장 다르게 써 보기 연습

이우기, yiwoogi 2023. 1. 1. 11:01

001.

◐ 금세 크는 아이들의 옷이나 장난감 등에 대한 판매가 주로 이루어졌다. (2021. 11. 02. 15:50)

 

‘-에 대한’이라고 쓰니까 ‘이루어졌다’가 따라오게 됐다. 이 문장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판매가’가 주어가 되어 버렸다. 왜 이렇게 쓸까. 글쓰기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라고 해 둔다. 영어 문장 번역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그게 그것이지만….

‘(사람들은) 금세 크는 아이들의 옷이나 장난감을 주로 팔았다.’라고 쓰면 훨씬 쉽고 간단하지 않나…. 이게 더 어려울까.

 

002.

◐ 국민대 졸업생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박사논문 검증을 하지 않아 명예가 훼손됐다며 학교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다. (2021. 11. 04. 15:00)

 

여기서도 ‘-에 대한’을 썼다. 그 뒤에 따라오는 ‘검증’도 ‘검증하다’라고 쓰지 못하고 ‘검증을 하지 않아’라고 썼다.

‘김건희 씨의 박사논문을 검증하지 않아 명예가 훼손됐다며 ~’라고 쓰면 훨씬 쉽고 간단하다. ‘-의’는 빼도 된다. 한 문장에서 ‘의’는 없을수록 좋고 ‘을/를’은 적을수록 좋다.

‘-에 대한’ 병이 깊다. 병이 깊은 줄 알면 고치려고 할 텐데, 병인 줄도 모르고 있으니 그게 더 큰 문제다.

 

003.

◐ 민주당은 올해 초과세수 10조~15조원을 활용해 방역지원금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 2021. 11. 09. 16:32)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라는 말에 눈길이 머문다. 이 문장대로라면 ‘민주당=방침’이 된다. ‘민주당에서 정한 방침이 이러저러한 것’이어야지 ‘민주당이 곧 방침’일 수는 없다. 주어와 서술어가 따로 논다. ‘민주당은 ~ 마련하는 것을(마련하기로) 방침으로 정했다’라고 하거나, ‘민주당의 방침은 ~ 마련하는 것이다’라고 하면 덜 어색하다.

이런 문장도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항목을 추가해 이르면 1월에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같은 기사) 여기서는 주어 ‘민주당은’이 빠졌는데, 이 문장도 결국은 ‘민주당=계획’이 된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 지급할 계획이다(지급하기로 계획했다)’라고 하거나, ‘(민주당의) 계획은 내년도 예산안에 ~ 지급하는 것이다’라고 하면 덜 어색하다.

‘-한다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다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문장은 주로 언론 기사에서 보인다. 글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것이니 틀렸다고 몰아세울 수는 없겠는데, 아무리 봐도 어색하기만 하다. 이 기사에서 ‘10조~15조원’은 ‘10조~15조 원’으로 단위를 나타내는 ‘원’을 띄어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