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기, yiwoogi 2014. 4. 22. 09:18

아무리 이른 시간이라도 출근시간엔 마음이 급하다.
신호등 하나 놓치면 2~3분 정도 더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도 아깝게 생각된다. 괜히.

굴삭기 한 대를 실은 4.5t 트럭이 앞장서 가고
나는 그 뒤 세 번째쯤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다.
시속 30km는 출근길엔 별로 권장되지 않는 속도다.
얼핏 뒤를 보니 줄줄이 사탕, 비엔나 소시지다.

그중 몇 대의 운전자는 한시가 급할 것이고
그중 몇 대의 운전자는 괜히 짜증낼 것이고
그중 몇 대는 이러거나 말거나 했을 것이다. 

갑자기 트럭이 깜빡이를 켜더니 오른쪽으로 비켜선다. 
거기가 그 트럭의 목적지가 아님은 분명했다. 
뒤따르던 차들이 기다렸다는 듯 쌩~ 지나간다.
나도 이때다 싶어 그 옆을 휭~ 지나간다. 

트럭 운전기사는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얼핏 운전기사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당연한 듯한 표정이다. 
그 시간 굴삭기는 한가하게 나들이하는 게 아닐 텐데...

오늘 아침 7시 35분쯤 희망교 건너 내동교차로 지나 
경상대까지 오는 길에서 나는 '배려'를 배웠다.

 

2014.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