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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 시대 : 김정호 김현식 김광석

이우기, yiwoogi 2014. 4. 3. 14:45

14~15년 전의 일이다. 
그땐 시내에 지구레코드 무아레코드 같은 '음악가게'가 많았다.
지금처럼 mp3 파일로 음악을 듣는 건 꿈에도 생각지 못하던 시절이다.

나는 차에서 들을 생각으로 노래 테이프 3개를 샀다.
내 차 '아벨라'에는 CD플레이어가 없었다.
돈을 내고 레코드 가게를 나서면서 문득,
'테이프 3개 모두 돌아가신 가수구나'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 3명이 김정호, 김현식, 김광석이다. 
김정호는 85년에, 김현식은 90년에, 김광석은 96년에 귀천했다. 
앞의 2명은 병으로, 뒤 1명은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김광석이 31살, 김현식이 32살, 김정호가 33살까지 살았다. 

나는 그들의 노래를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 <하얀나비>의 애잔함에 감동했다.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의 허스키한 목소리에 매료됐다.
김광석의 <거리에서>가 풍기는 삶의 쓸쓸함에 감염됐다. 

아직 못 본 영화 <수상한 그녀>에 김정호의 <하얀나비>가 
조금 편곡되어 나온다는 말을 듣고서 잠시,
내 머릿속 타임머신이 애틋했던 과거로 돌아갔다. 

가수 3명은 지금도 인기가 높다. 요즘 김광석은 더욱 그렇다.
그들은 하늘에서 서로 합창도 하고 중창도 하고 독창도 하는데
지상에 남은 우리는 그들을 잊지 못해하며 눈물 흘린다. 

나는 그들이 그립다. 그 노래도 그립다. 
안타까움으로 서글픔으로 애틋함으로 쓸쓸함으로... 
그래서 요즘도 3김의 노래를 자주 듣는 편이다.

 

2014.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