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기, yiwoogi 2014. 2. 17. 16:38

형님과 동생은 예초기로 많이 자란 잔디를 베고 나는 멀찍이서 베어진 잔디를 치웠다. 잡초도 뿌리째 뽑는다.


갑작스레 공격당한 풀벌레들이 혼비백산 날아오르고 난데없이 잠자리가 몰려드는 아침. 해는 잠시 구름 사이에 얼굴 가리시고, 고맙게도.

배도 고프고 덥고 피곤하고 허리 어깨 다 아픈데다 모기에게 물린 데는 어찌 그리 가렵던지.

그래도 "어허이~ 시원~하다"하는 목소리 어디에선가 들리는 듯하여 개운하고 즐겁고 보람있는 일요일이었다.

그런 아들들 대견하다고 어머니는 시레기 콩나물 고사리 아낌없이 넣은 장어국 한가득 끓여 놓으셨는데, 

땡초 방화잎 듬뿍 넣어 한 사발 흡입하고 좋은데이도 더불어 서너잔 들이켜고 나니 배부르고 기쁘고 취한다.

 

2013.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