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333 20년 2004년 3월 1일 현재 직장에 왔다. 2024년 3월 1일 20년이 되었다. 오늘 개교기념식에서 20년 근속상을 받았다(행사장엔 가지 않았다). 먼저, 과거와 현재 동료들이 참 많이 고맙다. 돌아가신 어버이와 모든 가족 덕분이다. 첫 직장까지 합하면 32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한 일 즉, 내가 쓴 글과 내가 한 말이 어떤 이에겐 도움이 되었겠지만 어떤 경우엔 화살이 되었을 것이다. 그저 널리 이해해 주길 바란다. 점심 먹고 들어오니 책상에 꽃이 놓여 있다. 내 얼굴이 나오는 사진도 있고 뒷면에는 진심이 담긴 인사글이 적혀 있다. 한참 서 있었다. 창밖을 보았다. 메타세쿼이아는 노릇노릇 가을을 담고 하늘은 청청명명 세월을 안고 있다. 목이 말랐다. 용.. 2024. 10. 16. 긴 하루 긴 하루 하루가 길다. 지겹다거나 지루하다는 뜻은 아니다. 7시 30분 사무실 나가서 몇 가지 일을 했다. 굳이 종류를 세자면 6가지가 넘는다. 그렇게 휴일 아침을 서두르는 건 까닭이 있다. 2시에 시작하는 마당극을 보러 가기 위해서이다. 10시 조금 지나 집으로 왔다. 아침에 하지 못한 설거지부터 해치웠다. 컵라면을 끓이고 식은밥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11시 10분쯤 길을 나섰다. 동의보감촌으로 향하는 길이다. 주차하는 게 가장 힘들고 귀찮은데 용케 금방 차를 세웠다. 운이 좋다. 무릉교 입구에 있는 로 곧장 올라갔다. 주차장에서 한걸음에 올라가기엔 제법 멀고 높다. 운동이라 여기면 된다. 허벅지와 장딴지와 발목으로 전달되는 허리의 통증이 나쁘지 않다. 꼬마기차를 타고 오르는 사람, 나처럼 계단으.. 2024. 10. 6. 남돌이 비가 내린다고 했다. 전국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그러고 나면 날씨가 추워진다고 했다. 가을은 이다지도 짧단 말인가. 전국 곳곳에서, 아니 경남 곳곳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즐길 겨를도 없이 말이다. 개천절 휴일을 앞둔 수요일 오후에 극단 큰들 쪽에 카톡으로 물었다. “내일 오작교가 어찌 될랑가요?” 곧 대답이 돌아왔다. “합니다. 비 맞고라도….” “네.”라고 답했다.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 “오지 마세요. 추워요.”라는 문자가 왔지만 내 눈에는 “따뜻하게 입고 오세요.”로 읽혔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창밖부터 살폈다. 아침 9시를 넘은 시간에 나는 거실에 앉아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었다. 카톡이 왔다. “오늘 산청 공연은 1시로 옮겨서 공연하기로 했어요.” “앗,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고 페이스북.. 2024. 10. 3. 동식이 ‘온 세상을 데운 따뜻한 씨앗’이라는 부제를 붙인 마당극 를 또 보았다. 열일곱 번째 공연인데 거의 절반은 본 듯하다. 이제 대사를 줄줄 외지는 못 하지만 이번 장면 다음엔 어떤 내용이 나올지 대강 알겠다. 웃기는 장면도 알고 감동을 주는 장면도 안다. 배우가 어떤 옷을 입고 어디서 튀어나올지도 알겠다. 배우의 어떤 대사와 어떤 몸짓에 관객이 반응하는지도 얼추 안다. 관객 반응은 사실은 예측하기 어렵다. 어른이 많은 날, 어린이가 많은 날, 날씨가 맑은 날, 날씨가 흐린 날, 주변이 조용한 날, 주변이 소란스러운 날 각각 다르다. 야외에서 할 때와 실내에서 할 때도 크게 다르다. 그래도 대강은 짐작할 수 있고 그 짐작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에 ‘동식이’라는 배역이 있다. 문익점 선생을 모시고 원나라.. 2024. 9. 29. 더운 날 추운 연기 극단 큰들은 산청한방약초축제 기간에 마당극을 다섯 번 공연한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공연한다.즉, 9월 28일(토), 29일(일), 10월 3일(목·개천절), 5일(토), 6일(일)이다. 10월 1일 국군의 날은 임시공휴일이어서 공연하지 않는 듯하다. 시간은 오후 2시이고 장소는 산청 동의보감촌 곰광장이다.곰광장은 지난해 산청 항노화 엑스포 할 때에도 공연한 곳이다. 10월 3일에는 을, 그 나머지는 를 공연한다. 9월 28일 축제 이튿날, 첫 공연하는 를 보러 갔다. 1시 30분쯤 갔는데 관객은 나 포함하여 여섯 명이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인데 나는 조금 걱정한다. 객석이 텅 비면 어쩌지. 하지만 그건 늘 기우에 불과하다.큰들 배우들이 길놀이를 하고 돌아올 때쯤엔 의자가 꽉 찼다. 길놀이 따라.. 2024. 9. 28. 달라진 남명 달라진 남명 극단 큰들은 7월 19일(금), 20일(토)과 8월 2일(금), 3일(토) 저녁 7시에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 주제관에서 마당극 을 잇따라 공연했다. ‘2024 산청 동의보감촌 마당극 상설공연’으로 마련한 것이다. ‘2024 상설 문화관광 프로그램’이다. 큰들은 이곳에서 올해 4작품(오작교 아리랑, 찔레꽃, 남명, 목화)을 모두 20회 공연하는데, 7-8월을 제외하고는 동의보감촌 잔디마당, 즉 야외에서 오후 2시에 공연한다. 더운 여름에만 저녁 7시에 실내에서 공연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8월에도 야외에서 공연했는데, 실내로 옮겨서 공연하도록 해준 산청군이 고맙다. 마당극 은 2018년 10월 한국선비문화축제 때 처음 공연한 작품으로 이번 8월 3일 공연은 82번째라고 한다. 큰들은.. 2024. 8. 4. 이전 1 2 3 4 5 6 ··· 2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