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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큰들 마당극 보러 가기176

진주대첩 영웅들과 남명 극단 큰들의 은 남명 조식(南冥 曺植, 1501~1572) 선생의 일대기를 1시간 마당극으로 압축, 제작한,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남명이 살던 시대의 어지러운 정치 상황, 먹고 살기 위해 도적이 될 수밖에 없는 백성들, 남명이 제자를 문무 겸비한 선비로 가르치는 모습, 임진왜란이 터지자 ‘경의(敬義)’ 깃발을 들고 싸움터로 달려가는 제자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비장한 장면이 많다. 숨 막힐 듯한 긴장도 있고 가슴 터질 듯한 울분도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극의 주제가 우리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당극을 관람하는 1시간 시종일관 재미있고 즐겁게 공연을 즐긴다. 그것은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에 묻어나는 해학적이고 익살적인 장면들 덕분이다. 진지한 장면 때문에 숨이 막힐 듯하.. 2024. 4. 13.
돌아온 마당극 돌아왔다. 봄이 돌아왔다. 매화 목련 진 자리에 개나리 진달래가 피었다. 봄바람 타고 민들레 홀씨 날아가고 벚꽃잎도 난분분 난분분 흩날린다. 그리고 돌아온다. 극단 큰들의 마당극이 드디어 돌아온다. 2023년 12월 18일 이후 115일 만에 마당극이 돌아온다. 도다리쑥국 향기 안고, 미나리 무침 아삭함 보듬고,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4월 12일(금) 오후 5시 30분 사천 서포 비토섬 별주부전축제장에서 을 공연한다. 올해 첫 공연이다. 해거름녘 바닷바람 쐬면서 멋진 공연 보면서 손뼉 치며 웃고 떠들고 싶다. 4월 13일(토) 오후 1시엔 산청 동의보감촌 주제관에서 을, 오후 2시엔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을 공연한다. 같은 날 잇따라 두 작품을 공연한다는 건 큰들에 공연단이 2팀 있다는 말이다. 다 아.. 2024. 3. 29.
큰들마을 풍물잔치 2024년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 '큰들마을 풍물잔치'에 다녀왔다. 1시쯤 도착하여 마을 여기저기 둘러보고 풍물놀이 구경하며(나는 구경꾼이니까) 마당극 마을의 안녕과 큰들 단원의 건강을 빌었다. 차려놓은 제상에 나아가 절 두 번 하며 손을 모았다. 올해도 전국으로, 해외로 공연 다니면서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항상 즐겁고 행복하기를 빌었다. 새로 짓는 공연장에 관객 발길이 이어지길 빌었다. 마을 어귀에 피어난 영춘화 노랑빛깔 바라보며 올해도 봄과 같은 나날이 이어지기를 빌었다. 우리 가족의 안녕도 빌었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형제들이 복받고 살기를 빌었다. 복권 당첨되지 않아도 되고 월급 오르지 않아도 되고 승진하지 않아도 되니, 그저 건강하게 해 달라고 빌었다. 잘 구운 파전, 잘 삶은 수육,.. 2024. 2. 25.
<마당극 목화>를 보고 를 보고 (이 글은 고치고 더하고 기워 나가는 중입니다) “피었네 피었네 목화꽃이 피었네. 내 나라 고려 땅에 목화꽃이 피었네. 씨앗 하나 열이 되고 백이 되고 천이 되어, 온 나라 고려 땅에 하얀 꽃이 피었네. 목화꽃이 피었네.” 극단 큰들의 새 마당극 를 보았다. ‘새’ 마당극인데, 지난해 12월에 처음 공식 뚜껑을 열었으니 ‘헌’ 마당극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11월 5일 공연은 열두 번째이다. 새싹 같은 작품이다. , 을 300회 이상 공연한 것과 견주면 새싹임에 틀림없다. 열두 번 공연 가운데 나는 여섯 번 보았다. 아주 운이 좋았다. 2022년 12월 창작발표회에서 처음 본 뒤 올해 산청 세계엑스포, 산청 한방약초축제 때 몇 번 보았다. 그러고 공연 장면 찍은 영상을 열 번 넘게 .. 2023. 11. 5.
극성 낮에 마신 커피로 인하여 잠이 오지 않아 이 생각 저 생각 이어가던 늦은 밤 문득, 올해 극단 큰들의 마당극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아니지, 그동안 해해연년 어떤 작품을 몇 번이나 보았는지가 더 궁금해져서 수첩을 꺼내어 하나하나 세어 보았다. 먼저, 올해 11월 초까지 큰들이 공개해 놓은 공연 일정을 고려하면 최대한 다섯 번은 더 볼 수 있겠다. 날씨도 도와 주어야 하고 직장 일이나 집안 일도 도와 주어야 가능하겠다. 운과 열정 없이는 공연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다음, 2017-8년부터 현재까지 마당극 관람 횟수는 모두 185번이다. 가장 많이 본 작품은 으로 48번이다. 10월 26일 원주에서 300회째 공연을 한다고 들었다. 그다음 많이 본 작품은 으로 42번이다. 9월 22일.. 2023. 10. 17.
찔레꽃 바다는 어떻게 생겼는지, 바다가 더 파란지 하늘이 더 파란지 모르는 시골처녀 귀래가 순박한 남자 우재 하나 믿고 바닷가로 시집을 갔다. 작은 고깃배 하나만 있으면 중국도 가도 일본도 가고 이탈리아도 갈 수 있다고 믿는 이 순진한 젊은 귀래와 낭만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직한 우재 사이에 아이가 다섯이나 되었다. 둘은 금슬도 좋고, 다정도 하지. 남자가 여자에게 바친 결혼 선물은 찔레꽃 다발이다. 남편은 장모님께 돈을 빌려 새 배를 장만하고서는 먼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끝내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바닷가에 살았지만 장사는커녕 고기 손질마저 해 본 적 없던 이 가련한 여인 귀래에겐 천만 다행으로 정다운 이웃사촌이 있다. 젊은 부인에게 고기 손질하는 방법, 손님 부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 2023.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