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7권의책표지=4일차
저의 네 번째 책은 박노해 시집 <노동의 새벽>입니다. 1984년에 나온 책을 1986년 대학 1학년 때 사 읽었습니다. 이 시집을 읽는 순간 저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충격이 매우 컸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삶이 그대로 전해져 왔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역사의 주인임을 깨치고 단결할 때에라야 제 권리를 얻을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박노해의 본명은 박기평이었습니다. 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복역했습니다. 그가 전향을 했는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풀려나 자유로운 몸이 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라는 시집을 냈고, 올 1월에는 <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라는 사진에세이를 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책을 냈습니다. 요즘은 무엇하며 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 <노동의 새벽> 앞 부분과 뒷 부분을 옮겨 놓습니다.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아/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가지// (...) 어쩔 수 없는 이 절망의 벽을/ 기어코 깨뜨려 솟구칠/ 거치른 땀방울, 피눈물 속에/ 새근새근 숨쉬며 자라는/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분노/ 우리들의 희망과 단결을 위해/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줏잔을/ 돌리며 돌리며 붓는다/ 노동자의 햇새벽이/ 솟아오를 때까지
이 시는 노래로도 만들어져 있는데, 포장마차 같은 데서 소주 한 잔 하며 불러봅니다. 대학 시절의 뜨거운 감정은 되살아나지 않고, 다만 쓸쓸하기만 하여 눈물이 나곤 합니다.
2020. 2. 20.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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