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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하고 소소한 일상

국밥 개척

by 이우기, yiwoogi 2018. 10. 1.



값이 싼 것을 두고 착하다고들 한다. 비싼 건 나쁜 건가? 일단, 그건 그렇다 치고.


돼지국밥 한 뚝배기 6000원이면 착하다. 돼지수육 한 접시 1만원이면 착하다. 고기와 쌀은 국산+외국산이고 배추김치는 외국산이다. 따져보고 싶지만, 봐줄 만하다.


접시에 고추와 양파는 있는데 마늘이 없는 건 바늘 가는 데 실 없는 것 같다. 밥그릇에 제 뚜껑이 아니라 랩을 씌워주는 건 취향이라고 치고. 국수 사리 하나쯤 주면 좋으련만 없어도 괜찮다.


악마는 늘 디테일에 숨어 있는 법이다.


순대국밥 안 순대가 둘씩, 셋씩, 넷씩 붙어 있는 건 살다 살다 처음 본다. 성의 없음을 느낀다. 하나하나 끊어 먹으려니 꽤 귀찮은 일이다. 한입에 다 먹으라고 하지 마시라.


'값이 비싼 건 나쁜 게 아니다. 그만한 까닭이 있는 것이다.' 새로 문 연 국밥집 개척하러 갔다가 받아들일 만한 진리 하나를 깨달았다.


2018. 10. 1.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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