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마을도서관, 그림책 <위대한 스승, 남명 조식> 펴내
2013년 논개 이야기 다룬 <가락지>에 이은 두 번째 작품
가정주부 7명이 2년 동안 읽고 토론하고 그리고 편집까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님 일대기
‘아줌마의 용기’로 도전, 오랜 산고 끝에 마침내 만난 ‘스승’
1월 27일(수) 오전 10시 푸른마을도서관에서 출판기념회
지난 2013년 논개 부인 이야기를 다룬 그림동화 <가락지>를 펴낸 진주의 한 아파트 도서관 주부 회원들이 이번에는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의 일대기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그림동화 <위대한 스승, 남명 조식>(다음디자인, 25쪽, 1만 2000원)을 펴냈다. 2년 전에 독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낸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진주시 가좌동 그린빌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푸른마을 도서관’(진주시 내동로 348번길 10 관리동 2층) 글쓰기 모임 회원들이다. 진주시 작은도서관 협의회 회장인 이문희 씨는 푸른마을 도서관 글쓰기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총무 주영미 씨, 자료조사와 교정을 맡은 박혜정 씨, 그림을 그린 곽은정 씨, 표지 글씨를 캘리그래피로 쓴 김수경 씨, 교정과 홍보를 책임 진 박현주 씨, 표지 디자인과 편집을 맡은 성수연 씨가 주인공들이다. 공동창작품인 만큼 저자는 지난번처럼 ‘문이와 함께’로 정했다.
이들은 2013년 11월 25일 <가락지>를 처음 펴냈다. 2014년 봄 지역 언론에 <가락지> 출판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용기를 얻은 이들은 다음 작품으로 남명 조식 선생을 정하였다. <가락지>는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친 뒤 2014년 10월 1000부 추가 출판되어 여러 곳으로 팔렸다. 초판 100부에 이어 재판을 10배나 더 찍은 것이다.
<남명 조식>을 두 번째 책으로 펴내기로 한 푸른마을 도서관 글쓰기 회원들은 경상대 남명학연구소와 고문헌도서관, 연암도서관, 진주여성회 등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모으고 책 내용을 구상해 나갔다. 도움이 될 만한 곳은 어디든 찾아갔고 누구든 만났다. 이문희 대표는 “아줌마는 용감하다.”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진주여성회 강연회에서 만난 경상대 전병철 교수는 2015년 2월 8시간에 걸친 초청강의를 해 주면서 “꿈속에 남명 선생이 보일 정도가 되어야 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만화로 기획했던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림에 대한 구상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2014년 1년 동안 공들인 일이 무산되었다. 다행인 것은, 2015년 6월 진주시 독서프로그램 진흥기금 지원으로 100부를 발간할 수 있도록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6월 말경 원고를 겨우 완성하고 그림 작업에 들어갔으나 여름이 다 가도록 진전이 없었다. 필요한 장면에 참고할 만한 그림은 모조리 스크랩해서 회원들과 같이 보고 그림 구상을 했다. 9월 초 산청군 시천면에 있는 ‘산천재’를 방문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남명 선생의 가르침과 정신 같은 것을 마음에 새겼다. 곽은정 씨는 그림을 그리고 수정하다가 다시 그리기를 반복했다. 12월 11일에서야 최종 편집을 마무리하고, 해를 넘기기 전인 12월 30일 책을 출판했다.
표지 제목 글씨는 캘리그래피로 하기로 했는데, 김수경 씨가 전체 모임에 들고 나온 작품은 무려 70개 정도나 되었다. 실제 써본 글씨는 100개가 훨씬 넘을 것이다. 최종적으로 낙점한 글씨에 대해 “어떤 서예가 선생님께 글씨를 받았습니까?”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잘 썼다. 글씨를 보면 볼수록 남명 정신을 잘 구현한 것 같다.
편집 과정에서 10번도 넘게 수정을 하니 출판사도 꽤나 번거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아줌마는 용감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편집을 맡은 성수연 씨는 “15년 정도 출판사에서 근무하면서 무수히 많은 저자들을 만나봤지만, 끈기와 노력으로 무에서 유를 이루어내는 대단한 아줌마들의 반란에 감동하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과 어려움 끝에 <위대한 스승, 남명 조식>은 탄생하였다. 푸른마을 도서관 글쓰기 모임 회원들은 초등학교 4~6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남명 조식 선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16세기 조선의 시대적 배경이나 임진왜란, 단성소, 성성자, 경의사상 등을 일일이 자세히 이야기해 줄 수는 없지만, 절의와 지조의 대명사인 남명 조식 선생에 대해 대략적으로라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나라가 어렵던 절망의 시대에 조선 선비는 무엇을 하였는지 어린 아이들이 배우고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편안하고 쉽게 썼다. 그림도 그런 마음으로 그렸다.
내용은 ‘물그릇과 방울’, ‘시험공부가 진짜 공부?’, ‘단성소’, ‘폭풍 속의 두 노인’, ‘소를 타고 가거라’, ‘새가 되어 천석 종을 울리다’ 등으로 짜여 있고 책 말미에는 조식 선생의 일생을 간략히 요약해 놓았다.
푸른마을 도서관 글쓰기 모임 회원들은 <위대한 스승, 남명 조식> 출판 기념회를 1월 27일 오전 10시 푸른마을 도서관에서 마련한다. 임진왜란을 대비하고 제자 곽재우, 정인홍을 키운 남명 조식 선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책 만드는 이야기를 함께 할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푸른마을 도서관 글쓰기 모임 회원들의 마음은 지금 진주성 내에 있는 김시민 장군 동상에 머물러 있다. <가락지>를 만들 때 진주성을 답사하면서 공북문 쪽으로 걸어나오면서 말없이 시민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김시민 장군에 매료된 것이다. 세 번째 그림책 <충무공 김시민 장군>을 기다려 볼 만하다.
이문희 대표는 말한다. “마지막 편집하는 날까지도 그림을 다시 그려달라고 떼를 쓰고 글도 손 보고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공을 들였다. 진이 빠졌다. 이제 더이상 그림책을 안 만들겠다고 할 정도로. 우리는 글쓰기 모임이니까 글쓰기 공부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정말 더는 못할 것 같았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인쇄 사고가 나서 그림책 출판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계획보다 한 달 정도 늦어져서 애태우고 있는데 또 미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기다릴 수밖에.” <위대한 스승, 남명 조식>의 산고가 컸던 만큼 그 보람과 기쁨은 훨씬 더 크다.
사진설명:
1. 진주시 가좌동 그린빌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푸른마을 도서관 글쓰기 모임’ 회원들이 이번에 펴낸 <위대한 스승, 남명 조식>을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2. 진주시 가좌동 그린빌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푸른마을 도서관 글쓰기 모임’ 회원들이 이번에 펴낸 <위대한 스승, 남명 조식>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의: 책읽는 푸른마을 도서관, 757-8411, 010-6510-8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