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투사’로 불린다. 세계에서도 인정해 주는 민주투사였다. 민주투사라는 말은 반민주, 독재와 싸웠다는 말이다. 우리 현대사에 반민주, 독재자가 정권을 잡은 시기가 있었다는 뜻이다.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다.
실제 그는 정치인생 1라운드에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과 싸웠고, 2라운드에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과 싸웠다. 3라운드는 군사독재정권과 야합한 시기에서부터 대통령이 된 이후 그가 추진한 여러 가지 개혁정책과 정책의 실패 과정 등에 해당하겠다.
그러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다. 서거한 뒤에도 그를 민주투사로 그리워하고 기리고 추억하는 국민이 아주 많다. ‘거산’이라는 그의 아호는 곧 ‘민주화의 큰 산’으로 이해된다.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있다.
그의 장례위원 2222명이 발표되었는데, 전두환, 노태우가 장례위원회 고문으로 들어가 있다. 참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김영삼 전 대통령이 쓴 마지막 휘호가 ‘소통’과 ‘통합’이라고 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김영삼-전두환-노태우가 살았을 때 서로 인사하고 지내던 사이였는지는 모르지만 장례위원회 고문으로까지 앉히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건 어쩌면 ‘민주투사’라는 말을 모독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장례위원들 또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넋을 고문(拷問)하려는 처사가 아닌지 잠시 의심해 본다.
2015.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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