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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석류나무 잎사귀는 몇 장이었을까

저의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by 이우기, yiwoogi 2015. 11. 20.

몇 번 말씀드린 대로 저의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완성되었다는 말은 편집의 완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발행 또는 발간의 개념과는 좀 다릅니다. 제 이름이 표지에 적힌 인생 첫 책입니다. 대체로 20121월부터 최근까지 쓴 글입니다. 글의 배경을 이루는 시기는 태어나서부터 요즘까지입니다. 저의 블로그에 올리고 페이스 북과 카카오스토리에 링크하였던 글 가운데 간추렸습니다. 신문사의 청탁에 의하여 쓴 글도 있습니다. 주로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저의 부모님 살아오신 이야기를 쓰다 보니 저와 우리 가족 이야기도 섞이게 되었고 요즘 살아가는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우리말과 글에 대한 저의 생각도 조금 써 보았고, 우리 사회의 어떤 현상에 대한 저의 생각도 정리했습니다.

 

주변에서 책을 달라는 분이 제법 있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자랑하려고 낸 것이 아닌데다 기존 출판사와 조금 다른 곳에서 냈기 때문에 일일이 나눠드릴 수는 없습니다. ‘부크크’(http://www.bookk.co.kr)라는 출판사가 있습니다. 자가출판 플랫폼이라고 하는데, 조금 낯섭니다. 원고를 정리하고 교정하고 편집하는 것을 글쓴이가 직접 한 뒤 이 출판사 누리집에 보내면 ISBN을 발급받아 출판하여 줍니다. 한 번에 수백 권, 수천 권을 찍는 게 아니라 글쓴이가 요구하는 만큼, 1권도 인쇄해 줍니다. 누구든 이 출판사 누리집에 올려놓은 책을 살 수 있습니다. 책 주문을 받은 뒤 인쇄, 제본, 배송하기 때문에 짧게는 4~5, 길게는 10일 정도 걸리는가 봅니다. 출판기념회에 대해 묻기도 하는데 하기도 어렵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머니 모시고 형제들과 소주나 한잔하렵니다.

  

책에 있는 머리말 들어가는 말과 꼬리말 나오는 말도 블로그에 올려놓습니다. 책에는 첫째마당 자잘하고 소중한 일상69꼭지의 글이 담겼고, 둘째 마당 우리 사회에 하고 싶은 말36꼭지의 글이 실렸고, 셋째 마당 신문에 실은 글29꼭지의 글이 놓였습니다. 모두 134꼭지입니다. 글 한 꼭지가 평균 3쪽 정도 됩니다. 파편 같은 글을 주워 모으고 이리저리 순서를 짜느라 신경을 썼습니다만, 다시 보니 엉성하고 듬성듬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책에 글을 실은 순서는 그냥 제가 글 쓴 순서입니다. 일기니까요. 내용을 보면 과거로 갔다가 현재로 왔다가 하느라 저조차도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편집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는 뜻입니다.

 

저의 글을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 연결하였을 때 몇몇 분들은 에세이집을 내라고 부추겼습니다. 처음엔 완강히 거부했지만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자칫하면 저에겐 아주 소중한 이 글들을 죄다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으로 만들어 어머니께 드리고 아버지 산소에 엎드려 절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부모님 이야기가 대부분이니까요. 아들에게도 주면서 아버지는 이렇게 살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아내에게 주며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모여 욕심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A4용지에 프린트하여 제본만 하려고 했습니다. 그랬던 마음이 바뀌고 커져서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후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말씀드리는 데는 까닭이 있습니다. 첫째 누구든 글쓰기를 즐겨하였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쓰다 보니 책 한 권이 만들어지는데, 길고도 짧은 인생 살면서 제법 괜찮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둘째 글쓰기를 하면서 생각이 가지런해지고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셋째 지금 자기의 글을 모아 놓고 어떻게 할까 골똘히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저처럼 용기 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넷째 내년이면 쉰 살이 되는 저로서는 인생의 반환점을 이렇게 찍는다는 것을 주위에 알려드리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저의 책은 살 필요가 없습니다. 첫째 책에 실린 원고는 단 하나도 빠짐없이 저의 블로그(http://blog.daum.net/yiwoogi)에 있습니다. 블로그에는 이보다 더 많은 글과 사진을 올려놓았기 때문에, 굳이 말하자면 볼 게 더 많습니다. 블로그에 있는 글들은 제대로 교열하기 전의 것입니다. 둘째 책값이 비쌉니다. 저의 책은 415쪽이고 가격은 21600원입니다. 책값의 35%(7000원 정도)는 저에게 인세로 돌아옵니다. 자칫하면 책을 빌미로 돈벌이를 한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셋째 글 내용이 마치 일기처럼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로 가득 차 있어서 읽다가 구석으로 던져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도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넷째 저는 책을 70권 주문하여 가족과 친척, 친구들에게 나눠드릴 예정입니다. 더 많이 사서 나눠드릴 수도 있겠으나 책값이 만만치 않습니다. 가족, 친척 외에는 대략 30권 정도 나눠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저의 부모님의 고단했던 삶이나 저의 못된 일상을 잘 아는 분들께만 드릴 예정입니다. 그 밖의 분들은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섯째 책을 사기 위하여 부크크 출판사 누리집에 찾아가면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데 저의 책 때문에 한번 이용하고 말 가능성이 아주 높은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면서 가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다른 동네서점 또는 인터넷서점에서는 팔지 않습니다.

  

책을 내는 데 도움을 준 분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아내와 아들입니다. 후배 성선희도 있습니다. 머리말을 보시면 알게 됩니다. 출판사에도 감사드립니다. 보잘 것 없는 원고가 책으로 탈바꿈하는 데 길잡이 구실을 톡톡히 하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고마운 분은, 살을 태우고 피를 말려 가족을 지켜주신, 이제는 고인이 되신 아버지 고 이병직(李丙直) 님과 사랑이란 말을 모르는 채 사랑을 몸소 보여주고 계신 어머니 박외분(朴外粉) 님입니다.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에 격려와 응원, 그리고 공감의 댓글을 달아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 11. 20.

이우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