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햇살이 수직으로 내려올 때쯤 길을 나선다.
잠옷 같은 티셔츠 위에 봄 잠바 대충 걸치고
등산화 먼지 털고, 펭귄유통에서 물을 산다.
발길 닿는 대로 가다 보니 석갑산이다.
사람들은 둘씩 셋씩 가벼운 옷차림이다.
하늘 보기 부끄러워 발밑만 보며 걷는다.
매화 향기 배경 삼아 한 장 찍어보고
개나리 속에 숨을까 한 장 더 찍어본다.
햇살이 사선으로 조금 더 누웠을 때
아내와 아들 태우고 차를 몬다.
사천 선진공원 벚꽃은 아직 이르다.
경상대로 달려가 개나리 앞에 선다.
어색하고 멋쩍어 웃음이 안 난다.
돌아오는 길엔 ‘어슬렁 마켓’에 들러
사천 원 하는 장미 화분 하나를 산다.
하늘은 우울해지고 바람은 습하여진다.
그렇게 토요일이 다 간다. 아쉽다.
저녁엔 어디 아귀찜 집에라도 갈까.
막걸리로 매운 맛을 조금 달래나 볼까.
2015. 3. 28.
안 봐도 될 걸 괜히 보게 되신 분들께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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