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하여 수학여행 중이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포함, 탑승인원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었다.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이 사고를 겪은 뒤 우리는 얼마나 바뀌었나.
정치하는 자들은 세월호 특별법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유족들의 뜻을 얼마나 왜곡했던가.
언론들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무엇을 얼마나 했던가.
언론들은 유족의 뜻을 얼마나 진실되게 전달하고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던가.
일부 몰지각한 젊은이들은 유족들의 단식투쟁장 앞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던가.
일부 몰지각한 주부들은 유족들을 향하여 무엇이라 소리 질렀던가.
그들은 구원파 유병언만 잡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인 양 여론을 호도했고
마치 유족들이 보상금을 더 타내기 위해 울고 있는 것인 양 왜곡했다.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무능과 무대책을 제대로 궤뚫어보지 못했고
진실을 촉구하는 수많은 네티즌들을 유언비어 유포죄로 잡아가두기 바빴다.
겨우 통과된 특별법에 의하여 설치된 특별조사위원회는 어떻게 되었는가.
특별조사위원회는 무슨 일을 언제부터 하려는가.
자기 가족들이, 자기 아들딸들이 사고를 당하였다 해도 저러고 있을 놈들인가.
유족들의 피맺힌 절규를 들으며,
치가 떨리고 심장이 멎을 듯하여 더 이상 읽기가 힘들다. 너무 힘들다.
열세 명의 유족을 인터뷰한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펴들고 있자니
지난 1년간 세월호를 둘러싼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개돼지만도 못한 일부 잡것들의 행태가 떠올라 잠을 잘 수가 없다. 분노가 치민다.
무엇이 두려워 진실을 가두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실을 알고 있기나 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서운 세상이다.
이러고도 대한민국인지, 이러고도 21세기인지, 이러고도 선진국인지, 이러고도 문명개화한 국민들이 사는 나라라고 할 것인지,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뛰어 미칠 지경이다.
수학여행을 가던 어린 고등학생들은, 제주도에서 즐겁게 놀고 신나게 즐기며 우정을 쌓고 추억을 만들고 미래의 꿈을 그린 뒤, 4월 18일 금요일이면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왔어야 했다. 그들은 반드시 돌아왔어야 했다. 반드시.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함께 세월호를 탔던 불행한 그들은 불귀의 객이 되어 구천을 떠돌며 한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 아닌가. 서글픈 세상이다.
2015.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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